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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님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읽을 때는 절제하는 담담함에 한 구절 한 구절 읽을 때마다 마음이 아립니다.
너무 아파하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너무 설레여 하지도 말고, 너무 기뻐하지도 말라고 가르쳐 줍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게 합니다.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일에 그런 줄 알고 그래야 한다고 하면서도 속 깊은 곳에서는 설움이 오릅니다.
그 설움을 애써 감추려 마음을 고치고 또 고쳐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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