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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사정전, 사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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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사정전, 사정문


 

 

 

 

 

 

근정전 후문이기도 한 사정문은 사정전의 규모에 맞추어 근정문에 비해 단출합니다.

사정문은 근정전 행사 때나 임금이 나들이 할 때 의장을 준비하므로 '차비문' 이라고도 합니다.

 

 

 

 

 

 

근정전의 뒤를 돌아 사정문을 지나면 사정전이 나옵니다.

사정문에 '사정' 은 '왕은 깊게 생각하여 옳고 그름을 따져 나랏일을 해야 한다' 라는 뜻입니다.

근정전이 왕과 신하의 공식적인 행사 장소라면, 사정전은 왕이 편히 앉아서 나랏일을 보는 집무실이지요.

이렇게 재위 기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정무를 보는 곳을 편전이라고 합니다.

임금은 이른 시각에 이곳으로 출근을 해서 늦은 밤까지 수많은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왕의 공식적인 하루 일정은 아침 조회, 승지들로부터 국정 현안 보고를 받고

회의주재, 신료 접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왕은 이곳에서 신하들과 경연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상소를 보고 받기도 했습니다.

임금에게는 휴가도 없었지요. 휴가라고 해봐야 고위 관리가 죽었을 때

명복을 빌기 위해 며칠 쉬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참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조선의 왕들이 그렇게 빨리 돌아가셨나 봅니다.

 

 

 

 

 

 

사정전 안에는 가운데에 어좌가 있고 그 위에는 웅장한 운룡도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구름 속에 움직이는 용이 마치 살아 꿈틀대는 것 같지요?

용이 기운을 통해서 구름을 이루는데, 여기서 용은 임금이고 구름은 신하들입니다.

즉, 신하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임금이고 현명한 신하들로 인해 임금이 성군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임금과 신하들이 있는 나라라면 백성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겠지요.

 

 

 

 

 

 

평소에 임금이 편하게 신하들과 만나 나랏일을 의논할 때는 좌우에 있는 만춘전과 천추전을 이용하였지요.

 

 

 

 

 

 

이 두 건물은 사정전의 보조 건물로 중앙의 마루방과 양쪽에 온돌방을 갖추었습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따뜻한 온돌방이 업무 보기에는 더 좋았겠지요.

지금은 이 건물들이 독립된 전각이지만 옛날에는 복도각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사정문의 좌우 행각은 내탕고입니다.

내탕고는 금, 은, 비단, 포목 등 임금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곳이지요.

내탕고는 천자고 부터 월자고 까지 모두 10개입니다.

곳간의 편액은 천자문의 순서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내탕고의 재물은 내수사(왕실의 사유재산을 관리하는 속아문)에서 관리하고 있다가

각종 재해와 기근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휼하는데 쓰였습니다.

또한 관리들의 포상, 활자 주조, 책 발간 비용에 지원하는 등 임금의 사적인 쓰임과

권위 유지에 소용되는 재원이었지요.

 

우리의 궁궐을 알아갈수록 건물과 이름 하나에도 백성을 사랑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떠세요? 점점 흥미로워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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