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
<어바웃 타임> 영화를 다 본 후, 슬그머니 일어나 어디 아무도 없는 컴컴한 곳으로 가서
빈 두손을 조심스럽게 오므려 힘을 꼭 쥐고 싶은 마음이 일었습니다.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충동이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느 휴일, 낮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부시시한 머리를 한 채 주위에 아무도 없나 살피고는
얼른 눈 찔끈 감고 두 주먹을 쥘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행동을 한 다음의 기분은 이럴겁니다.
팀은 성년이 되는 날 아버지께 믿을 수 없지만 믿고 싶은 굉장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시간을 돌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어두운 곳에 가서 두 주먹을 쥐면 자신이 기억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꿈만 같은 얘기였습니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팀은 영국에서 귀엽고, 솔직하고, 약간은 수줍어 하는 메리를 만납니다.
팀과 헤어지며 아쉬운 듯 뒤돌아 보는 메리의 모습이 참 예뻐보입니다.
메리의 전화번호를 잃게 된 팀은 그녀가 좋아하는 전시회장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몇 일째 메리를 기다립니다.
메리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두리번 거리며 찾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팀 앞에 살며시 나타납니다. 모든 감각이 메리에게 집중되는 순간입니다.
서로 마주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 마다 약간의 설레임과 거부할 수 없는 진지함이 느껴집니다.
첫 만남에서 이리도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요?
자신에게 솔직하고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열려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밝고 예쁜 모습이지요?
텅 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마주 선 그들은 서로의 마음 속 어디까지 가 닿았을까요?
빨간 드레스가 잘어울리는 메리!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혼자 입장하며 즐거워하는 메리는 행복해 보였고,
흘러나오는 웨딩곡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엉망이 되어 버린 결혼식에도 환하게 웃는 메리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결혼식 장면은 걱정스러우면서도 함성이 저절로 터져나왔어요.
최악의 결혼식을 최고의 결혼식으로 만드는 그들의 행복한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장면입니다.
동생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주는 팀과 메리!
언제까지 시간을 계속 반복할 수 만은 없겠지요.
아버지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을때,
아버지와 잠시 어린시절로 돌아가봅니다.
아버지는 팀이 자라는 동안 수도 없이 후회되는 날들로 돌아가 무의미한 기억을
행복한 추억으로 다듬었을 겁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한 그들이 부럽습니다.
우리에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세심한 배려를 갖고 주어진 하루를 성실하게 받아들인다면 후회되는 날보다는 행복한 날들이
더 많아져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인생은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비슷한 길을 걸어간다. 결국은 늙어서 지난 날을 추억하는 것일 뿐이다.
결혼은 따뜻한 사람하고 하거라.'
영화 속의 대사에 마음이 울립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