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보기

싱글맨, 상실감에 묻힌 하루, 죽음을 각오한 삶속에서 깨닫는 존재의 이유

반응형

 


 

싱글맨

 

 

 

상실감에 묻힌 하루, 죽음을 각오한 삶 속에서 깨닫는 존재의 이유.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고로 죽었습니다. 

그 죽음으로 인해 상실감에 빠진 한 남자의 하루를 그린 소설입니.

자동차 사고로 죽은 애인의 빈 자리를 느끼며 조지의 하루는

죽음에 대한 생각과 실천으로 시작됩니다.

 

자신이 죽고 난 후의 일 처리까지 염두한 그의 행동은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보여줍니다.

그의 일상은 태엽을 감아놓은 인형처럼

같은 시간, 있어야 할 자리로 몸은 움직이지만

그의 내면은 상실감과 고독으로 끊임없이 방황하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려 합니다.

 

동성애자인 조지를 통해 작가는

성(sex)과 젠더(gender)에 관한 인간적 관찰, 그리고 소수자의

삶과 인권에 관한 솔직한 주장을 공감 있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단지 ‘동성애 소설’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는사람을 떠나보낸 후 인간의 고단한 현실을

단순하면서도 아주 솔직하게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조지의 생각과 의식의 흐름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삶, 죽음, 존재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손을 내밉니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멍한 정신을 꿈틀거리게 합니다.

 

 


 

책속으로

 

북쪽, 해안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 절벽 아래 화산암 암초에는, 물웅덩이가 많다.

썰물 때에 그곳에 갈 수 있다. 웅덩이는 제각기 다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웅덩이마다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조지, 샬럿, 케니, 스트렁크 부인. 조지를 비롯한 사람들을 각기 하나의 전체라고 가정한다면,

웅덩이 하나를 하나의 전체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물론 웅덩이는 전체가 아니다.

 

그 물을, 가령, 의식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한 걱정, 입을 앙다문 탐욕,

생생한 직감, 껍질은 깨어져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습관, 깊은 곳에서 반짝이며 숨은 비밀,

신비하고 위협적으로 빛이 있는 표면으로 움직이는 무서운 단백질 유기체 등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것들이 어떻게 한데 존재할 수 있나?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물웅덩이를 이룬 바위는 그 세계를 모두 담고 있다.

그리고 썰물 때에는, 그 개체 모두는 서로를 전혀 모른다.
그러나 마침내 긴 하루가 끝나고, 밀물 때인 밤이 온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서 웅덩이를 뒤덮듯, 잠든 조지와 사람들도 다른 바닷물, 의식의 바닷물에 잠긴다.

특별히 다 우리는 직감으로 분명히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조의 어둠 속에서 이 생명체들 몇몇은 웅덩이를 빠져나와서 더 깊은 바다로 떠돌아다닌다고.

그러나 떠돌던 생명체들은 낮이 되어 물이 빠지면 되돌아올까? 무엇이 그 생명체들을 잡아들일까?

그 생명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가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

아니, 그 생명체들에게, 바닷물뫀 웅덩이 물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를 빼고,

이야깃거리가 있기나 할까? --- P208~209

 

책 구경하러 가기

 

반응형